2019년 4월 10일 수요일

어제 방영된 MBC PD수첩의 4대강사업 관련 보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금강과 영산강 댐들의 일부 철거를 권고한 4대강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오랜 숙원이던 우리 강 재자연화의 첫 삽을 뜨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깊은 문서였습니다.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관련 학계의 명망 있는 학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이 100%의 타당성을 갖고 있으리라는 데 대해 나는 한 점 의문도 갖지 않습니다.
그 동안 정치에 오염되고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무리들을 하도 많이 보아왔던지라 이들의 참신함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조사위원회를 헐뜯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있다면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 취한 입장과는 별개로 그 망국적 사업이 빚은 비극적 결과를 허심탄회하게 인정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 당시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그 망국적 사업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는지 몰라도, 그 결과 흉하게 망가진 우리의 강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게 당연한 일이니까요.

요즈음 보수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는 4대강 관련 기사들을 보면 구역질이 나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습니다.
거의 가짜뉴스 수준의 천박한 논리로 댐들을 그대로 놓아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댐 존치의 정당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일일이 반박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유치한 수준을 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이 모든 일의 원죄를 짊어지고 있는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뻔뻔스러움은 차마 보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객관적 자료에 입각해 내린 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정치적 논리라고 폄훼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이 문제를 뜬금없이 이념의 차원으로까지 몰고 가는 추태를 부리고 있으니까요.
아니 4대강 댐들을 해체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도대체 이념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내가 어제 시청한 MBC의 PD수첩은 마치 4대강사업 찬동인사들의 망언 퍼레이드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대운하를 파면 그 위에 다니는 배들의 스크류가 돌아가는 덕분에 수질이 깨끗해진다는 발언으로 우리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사람은 또 다른 주장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던군요.
자못 성난 표정으로 녹조가 귀중한 자원인데 녹조가 좀 낀다고 뭐가 그리 말이 많느냐고 일갈하는 그를 보면서 또 한 번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준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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