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4일 목요일

‘영끌 빚투’ 꿈꾸는 당신께, 주식 9승1패 개미 이야기[이슈&탐사]-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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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개미의 최후는

대부분의 주식 투자 관련 영상은 저축 대신 과감한 투자를 이야기한다. 반면 유튜브 김씨호랑TV 채널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젊은 세대일수록 저축을 통한 종잣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불안하게 투자하기보다 과할 정도로 저축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50% 저축'을 투자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 투자를 시작한 뒤로는 취업 이후에도 월급의 절반은 무조건 적금 통장에 넣어 돈을 모았다. 김씨는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종잣돈을 한순간에 투자로 잃을 수 있으므로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수익이 불어난 지금도 수입의 절반은 꼬박꼬박 저축한다. 김씨는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을 강조하며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 위험 대비책을 늘 마련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는 상승기였다.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레버리지 투자는 젊은 세대에게 필수 투자 전략인 것처럼 됐다. 새롭게 투자 시장에 진입한 2030세대는 상승장만 겪었다. 따라서 투자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2030세대의 평균 투자 수익도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A증권사가 지난해 주식 계좌를 신규 개설한 이들의 평균 수익률(2020년 11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20대는 10.45%, 30대는 15.87%였다. 전체 계좌의 평균 수익률(20.32%)에 미치지 못했다. 20대 평균 회전율은 52.48%, 30대는 44.72%로 전체 평균(35.25%)보다 높았다. 다시 말해 20, 30대는 단기간에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를 많이 했다는 것을 뜻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업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한 기업에 신뢰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장기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수익률이 좋아 수익 실현을 단기로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수·신용 융자 거래를 통한 무리한 투자일수록 위험이 크다. 김 교수는 "2030세대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신용 융자를 통한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신용 거래 투자는 (자금 회수 시점이 빨라) 단기 투자를 할 수밖에 없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기대수익률이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상승장만을 생각하고 투자해선 안 된다. 주식 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해야 하고 목표 수익률과 자금 운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근로소득만으로 노후가 보장되는 제도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열심히 일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고수익을 좇는 고위험 투자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세대 입장에서는 직업이나 연금처럼 (제도적으로) 안정감이 들도록 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자기 안정을 보장해주는 건 돈, 특히 '부동산'밖에 없다고 생각해 자산 투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자본소득을 무작정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인이 단기 투자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이 될 것 같다"면서도 "주식 투자 자체는 좋은 기업을 선별해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건전한 경제활동이다. 단 개인투자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신중히 고민해 볼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슈&탐사2팀 권기석 김유나 권중혁 방극렬 기자 sprin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398946&code=6112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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