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2일 수요일

허황된 경제성장률 공방, 부끄러운 언론의 품격

우리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세계경제 침체기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적을 수 밖에 없다. 뻔히 알면서 경제성장률로 정부 정책에 화살을 돌리는 기사는 끊이지 않는다. 성장률 얘기가 날 때마다 일간신문 전면에 이런 기사들이 나고 기사의 논점도 불명확하며 논리적이지도 않다. 일간신문들이 너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하게 된다. 경제를 너무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큰 문제다. 경제는 경제논리로 봐야 한다.

아래 동아일보 기사 첫 문장은 경제성장률을 “최악의 성적표”로 결론내린다. 정부 정책의 성적표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리고 정부의 재정기여도에 대해 대부분 논하면서 정부가 돈 풀어서 겨우 성장했다고 말한다. 이런 류의 기사가 오늘 다른 많은 주류 일간지에 오른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경제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와 성장률 하락은 전 세계가 동일하게 겪고 있는 문제다. 우리가 최악이지만 모든 나라들이 최악이다. 국가경제가 상호 얽혀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준인 한국경제가 어떻게 세계경제가 어려운데 독자적으로 살아날 수 있겠나? 그래서 트럼프정부에 비판적인 미국 일간지들도 성장률을 가지고 의미없는 그리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정부 정책 공방을 하지는 않는다. 

세계경제가 침체기에 국내 경제도 침체될 수 밖에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 정부가 재정을 풀지 말라는 얘기인가? 정부 재정확장으로 경기에 대응하는 당연한 일을 가지고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기사에서 아무런 논의가 없다. 단지 재정풀어 겨우 2%턱걸이 했다고만 한다. 이런 3류 기사는 신문에 내더라도 별 내용이 없으니 경제면 하단에 짧게 처리할 일이다. 크게 제대로 기사를 쓰려면 그 원인과 국제 비교를 자세히 해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 

독일, 일본 모두 우리보다 경제성장률 더 나빠졌다. 우리 성장률은 작년에도 그랬고 올 해도 선진국들 중에서 상위권에 있다. 그렇다면 왜이렇게 성장이 우리도 다른나라도 부진한가?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 올 해의 전망은? 이런 내용이 없이 “정부가 억지로 끌어올린 2%...최악의 성적효”라고 기사를 쓰고 이런 기사를 전면에 내보내는 것은 경제를 경제논리로 보는 것보다 경제를 빌미로 정치공방을 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허접한 언론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수든 진보든 경제논리로 무장해서 공박하는 건설적인 언론환경이 필요하다. 그래야 경제도 사는데 도움이 되고 정치도 산다.

 

[동아일보기사]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에 턱걸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수출이 부진하고 투자와 소비 등 민간 분야가 활력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을 풀어 성장률 추락을 간신히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2.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8년(2.7%)보다 부진한 결과이자 2009년(0.8%) 이후 가장 낮다. 당초 민간 기관들은 1%대를 예상했지만 4분기(10∼12월)에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집행 덕분에 전 분기 대비 1.2% 성장하며 가까스로 2%를 지켰다.

재정풀어 작년 2%성장 턱걸이… 10년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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