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0일 금요일

[여적]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 경향신문

[여적]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 경향신문:

1988년 이란항공기가 호르무즈해협 상공에서 미 해군 함정 빈센스호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탑승객 290명이 사망했다. 미 해군은 이란과 교전 중 때마침 상공을 지나던 여객기를 이란 공군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2001년 10월 이스라엘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시베리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격추된 경우도 비슷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군이 훈련 중 발사한 미사일에 비행기가 격추됐다고 인정한 뒤 배상했다. 사고 상황이 뚜렷해 과실 인정 후 사과가 효과적인 해법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사고 원인은 물론 공격자조차 규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14년 7월17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네덜란드를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가던 이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 지역 상공을 지나다 떨어져 298명이 사망했다. 국제조사팀은 오랜 조사 끝에 여객기가 반군에 제공된 러시아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했지만, 러시아는 관련 혐의를 깡그리 부인했다. 블랙박스의 행방이 묘연해 물증도 없다. 1983년 9월1일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돼 우리에게 아픔을 남긴 대한항공 007편 사건도 자칫 원인이 묻힐 뻔했다. 홋카이도에 있는 일본의 감청시설이 소련 전투기 교신 내용을 잡아 격추를 입증했다. 하지만 블랙박스는 회수하지 못해 러시아는 지금도 이 여객기가 미국을 위해 소련 군사시설을 정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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