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2일 금요일

[책의 향기]오늘도 우리는 생물 20만종과 ‘집콕’ 중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00522/101178584/1?ref=main
시시각각 물이 뿜어지는 샤워기 헤드 속 세균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생물막을 형성한다. 쉽게 말하면 "세균들이 수도관 안에 힘을 합쳐 똥을 싸서 쉽게 부수기 힘든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이다. 이 속에서 '식사 중'인 세균들은 샤워할 때 우리 몸으로 와르르 쏟아진다. 물론 이 중에는 세로토닌 생산을 촉진하는 좋은 미생물도 들어 있지만 말이다.

흥미로운 건 소독된 수돗물에서 유해 세균이 더 많이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지하수에서 끌어온 물은 그 안의 생물 다양성 덕분에 유해 세균이 적었다. 무슨 균이든 일단 없애고 보자는 화학적 살균이 오히려 더 큰 해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든 집의 불청객 바퀴벌레도 마찬가지. 인간이 독한 약을 개발할수록 바퀴벌레는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로 대응하며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다.

일련의 연구 끝에 저자는 우리 몸의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놀랍게도 발효식품이며 대표 사례로 김치가 등장한다. 유명한 포크록 밴드 '에이빗 브라더스'의 첼리스트 조권과 그의 어머니 권수희와 식사하던 저자는 한국 사람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손맛' 이야기를 듣게 된다. 김치 담그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보면 같은 재료를 써도 김치 맛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어쩌면 손맛이 미생물과 관련이 있으며 더 나아가 '집 맛'이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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