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슈퍼예산 다 못쓸 바에 '감세'나 '바우처 지급'이 더 효과적 | 다음 뉴스

슈퍼예산 다 못쓸 바에 '감세'나 '바우처 지급'이 더 효과적 | 다음 뉴스:

게다가 지난해 정부 예산 대비 약 25조원에 달하는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3조80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음에도 여전히 세수는 남아돌았고, GDP대비 40%를 밑도는 정부 부채 비율은 OECD의 어떤 국가보다 건전한 수준임에도 남은 세수는 결국 조기 국채 상환에 쓰이고 말았다.

실제로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발행한 국고채는 97조4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국고채 발행을 늘려 재정지출을 확대하려던 지난해 재정운용 목표가 초과세수 발생으로 무산됐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부의 재정 계획과 지출이 소극적인데다 초과 세수까지 발생하면서 정부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국가채무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재정건전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 지출이 적고 초과 세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정부가 필요 이상의 자금을 더 흡수했다는 의미로 결국 재정의 긴축 효과가 발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간에 투입돼 경기를 부양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로 돈이 흡수돼 오히려 경기를 위축시킨 꼴이다.

올해 편성된 470조원 예산은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고 편성한 첫 예산이다. 하지만 역대급 규모의 예산을 짜놓고도 1분기 재정 지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정부지출 기여도가 –0.7%p를 기록하고 이것이 결국 부진한 설비투자와 함께 경제성장률을 급락시킨 주된 요인이 됐다.

경제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경기 사이클과 글로벌 교역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수출이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수 경기 역시 급락한 경제 성장률을 견인할만한 충분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성장률 제고를 위한 긴급처방으로서 SOC투자라도 확대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일텐데,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SOC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렇다 보니 정작 정부 예산은 많은데 쓰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편성된 추경 예산만 보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미세먼지 관련 대응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추경 예산이 집행되더라도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경제연구원들의 평가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세금을 거두어 예산을 제대로 쓰지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대적인 감세를 하거나 국민들에게 바우처로 돌려주는게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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